슈퍼커브 C125 배달용으로 괜찮을까, 실제로 타본 솔직한 후기

배달을 시작하고 처음 탔던 건 슈퍼커브110이었다. 그런데 내가 배달하는 지역이 성남시 분당구인데, 이 동네는 도로가 넓고 신호 간격도 긴 편이라 110cc의 답답한 속도감이 계속 아쉬웠다. 결국 몇 달 타다가 슈퍼커브 C125로 갈아탔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배달용으로 이 선택이 맞았는지 솔직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C125는 배기량이 124cc로 110보다 살짝 올라가고, 스마트키와 디스크 브레이크가 기본으로 달려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클러치를 손으로 조작하면서 기어를 발로 바꾸는 세미오토 방식이라 처음 타는 사람은 어색할 수 있는데, 배달을 하다 보면 이게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갈아탄 이유는 명확했다. 분당에서 배달하다 보니 도로는 넓은데 오토바이 속력이 안 나와서 답답한 순간이 계속 쌓였고, 결국 타던 슈퍼커브110을 100만원에 팔고 C125를 220만원 주고 데려왔다. 사실 처음엔 두 배 넘는 가격 차이 때문에 고민이 컸는데, 지금 와서 돌아봐도 갈아탄 것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저장공간이다. 기본 상태에서는 짐칸이 부족해서 탑박스를 따로 달아야 했는데, [→ 여기에 탑박스 선택 글로 내부링크 걸기] 이 부분 때문에 요즘도 가끔은 짐칸 활용이 더 편했던 슈퍼커브110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실제로 “슈퍼커브110 순정 타이어, 핸들 털리는 위험한 순간” 글에서 다뤘던 타이어 문제나, “110 vs C125 비교” 글에서 정리한 것처럼 두 모델은 저마다 확실한 강점이 있어서, 지금도 완전히 하나로 마음을 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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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체감한 장점은 속도감이다. 신호 간격이 길고 도로가 넓은 동네에서는 110보다 확실히 치고 나가는 맛이 있어서, 콜을 여러 개 소화해야 하는 배달 특성상 이 부분은 꽤 크게 다가왔다. 두 번째는 엔진 브레이크다. 신호 앞이나 급하게 속도를 줄여야 할 때 기어를 한두 단 내리는 것만으로 제동이 걸리는데, 특히 비 오는 날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이 감각이 꽤 도움이 됐다. 세 번째는 차체가 슬림하다는 점이다. 정체된 도로에서 차 사이를 빠져나갈 때 부담이 적고, 골목 배달이 많은 날에도 다루기 편하다. 마지막으로 커브 계열 자체가 워낙 오래된 모델이라 동네 웬만한 센터에서도 부품 수급이나 정비가 어렵지 않다는 점도 배달용으로는 실용적인 장점이다.

그런데 단점, 특히 연비는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슈퍼커브110을 탈 때는 5천원어치만 넣어도 하루 종일 타면서 25만원 정도를 벌 때까지 기름이 줄지 않는 느낌이었다. C125로 넘어오고 나서는 같은 25만원을 벌려면 4천원씩 두 번, 즉 8천원 정도는 써야 한다. 숫자로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매일 쌓이면 꽤 차이 나는 금액이다. 여기에 지형 문제도 있다. 오르막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지 위주 동네라면 C125의 힘이 크게 아쉽지 않겠지만, 오르막내리막이 있는 지형에서는 110이 출력 토크 면에서 확실히 더 낫다. 나는 원래도 엄청 빠르게 몰아붙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지형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110이 나한테는 더 잘 맞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 연료탱크 용량이 3.7리터로 작은 편이라 장거리 콜이 많은 날엔 주유소를 자주 들러야 하고, 세미오토 특성상 정지와 출발이 잦은 배달을 오래 하면 손목이나 무릎에 피로가 쌓이는 것도 체감했다. 기본 상태로 짐칸이 없어서 탑박스를 따로 달아야 하는 초기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정리하면, C125는 도로가 넓고 평지 위주인 동네에서 속도를 어느 정도 낼 수 있는 사람에게 잘 맞는 모델이다. 반대로 오르막내리막이 많은 지형이거나, 나처럼 무리해서 빠르게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연비 좋고 토크 좋은 110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지금 C125를 타고는 있지만, 지형과 주행 스타일만 놓고 보면 110이 나한테는 더 맞았던 것 같다는 게 솔직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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